재생에너지 변동성 해결... 결국 답은 'ESS'
국내 ESS 시장이 본격적인 활성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ESS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의 핵심 자원으로 떠오르며 민간과 공공이 함께 참여하는 장기계약 기반의 제도적 토대도 마련되고 있다.
전력거래소는 전력계통 불안과 지역 간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ESS 중앙계약시장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한전 역시 계통 안정화를 위해 ESS 활용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6월 30일 산업교육연구소 주최로 열린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 및 전국 확대에 따른 신시장 대응방안 세미나’에서는 이같은 국내 ESS 시장의 현황과 향후 대응 전략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먼저 ‘BESS/ESS 중앙계약시장 전국 활성화 방향과 전력시장 다원화’를 주제로 발표한 조세철 전력거래소 팀장은 “ESS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과 변동성을 보완하는 핵심 설비”라며 “장기계약 기반의 시장 모델은 산업의 성장성과 계통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전력거래소는 오는 7월 상반기 ESS 중앙계약시장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있다. 전력거래소가 수요자가 돼 ESS 사업자와 최대 15년간 장기계약을 체결하고 이후 한전 등 전력구매자가 정산금을 지급하는 구조다. 입찰 단위는 10MW 초과 100MW 미만으로 올해 하반기와 내년까지 총 2.1GW 규모의 추가 물량이 순차적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제주 지역 또한 2028년까지 매년 40MW씩 분산 구축이 추진된다.
조 팀장은 “장기계약은 사업자 입장에서 투자 회수 리스크를 줄이고 정부는 연료비 변동에 따른 계통한계가격(SMP) 상승 압력을 완화할 수 있다”며 “예측 가능한 수익 확보를 통해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앙계약시장에서 ESS 사업자들은 수급 불균형에 대한 안정적인 해법을 제공하고, 정부는 ESS를 통해 전력망의 안전성을 강화할 수 있다”며 “장기계약을 통해 시장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전력계통 안정화를 위한 ESS 활용방안’을 주제로 발표한 하용구 한전 계통기획처 차장은 “한전은 현재 426MW 규모의 주파수 조정용(FR) ESS를 운영 중이며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 증가에 따른 계통 예비력 대체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재생에너지 및 전력 수요 증가로 인해 대규모 계통선로가 필요한 상황에서 ESS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변동성 문제 해결을 위해 ESS가 전력계통 주파수 안정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하 차장은 “한전이 설치한 ESS 덕분에 발전기 예비력을 감축하고 전력구입비를 절감하는 등 경제성과 효율성 측면에서도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경제성이 낮은 발전기 가동을 줄이고 연간 약 5000억원의 전력구입비 절감 효과를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한전은 향후 320MW 규모의 계통안정화용 ESS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또한 신뢰도 기준 개정, 제어모드 최적화, 알고리즘 개선 등을 통해 운영 효율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ESS 확대와 함께 화재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신경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에너지저장연구단 박사는 ‘ESS+배터리 신기술 개발과 장단점 분석 및 실증 사례’를 주제로 발표했다. 과거보다 ESS 화재 사례는 상당히 줄어들었지만 이달 포항에서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신 박사는 “국내외에서 발생한 ESS 화재의 주된 원인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열폭주’ 현상”이라며 공공과 민간에서 화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응 방안으로 ▲열폭주 방지 기술 ▲AI 기반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확보 ▲내화 구조 설계 ▲화재 감지·진압 통합 시스템 등을 제시하며 “배터리 셀의 열화와 내부저항 상승은 화재 위험을 높이는 요소”라고 경고했다. 이어 “ESS 화재는 단일 원인이 아닌 시스템 전반의 문제이기 때문에 종합적이고 통합적인 안전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출처 : 전기신문(https://www.elec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