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폐업 골프장, 태양광 발전소로 탈바꿈

대규모 부지 조성 불필요, 우수한 발전효율 등 장점 많아

일본의 폐업한 골프장이 태양광 발전소로 거듭나고 있다.
일본 it미디어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은 버블이 붕괴된 1990년대 후반부터 지속돼 온 경기불황으로 문을 닫는 골프장이 늘어났다. 한동안 용도를 찾지 못하고 방치된 대규모 골프장 부지들은 태양광 업계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따로 용지를 확보하고 조성하는데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 없이 대형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약 10만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건설을 위해서는 15만~20만m² 이상의 부지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3월 일본 서니솔라가 후쿠시마현 스카가와시에서 운전을 개시한 서니솔라 후쿠시마 중앙발전소는 2년 전까지 영업을 계속하던 골프장 부지에 건설됐다. 76만m²에 이르는 용지에 18홀로 구성된 골프 코스와 동일한 형태로 10만5000장의 태양광 패널이 줄지어 있다. 조성공사를 최소화해 건설비를 절감하고, 공사를 줄여 주변지역의 환경보전을 배려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교세라 그룹은 지난 9월 16일 후쿠시마현 이와키시의 골프장 부지에 27MW 규모의 후쿠시마 타비토 메가솔라 발전소 건설공사를 시작했다. 1976년 개장한 이 골프장은 동일본대지진의 여파로 폐업했다. 교세라그룹은 교토시에 있는 30만m²부지 골프장 부지에도 23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했다.
같은 날 일본 NTT퍼실리티스는 미야자키 카메노코 태양광발전소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미야자키현 골프장 50만m² 부지에 10만3000장의 태양광 패널이 설치될 예정이다. 총 32MW 규모로 연간 발전량이 4000만kWh에 이른다.
대규모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교세라 외 3개사는 가고시마현에 건설하는 가노야오사키 솔라 빌즈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200만m²의 용지에 34만장의 태양광패널을 설치하는 공사로 발전능력은 92MW다. 약 3만세대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이 부지는 30여년전 골프장 건설계획이 무산된 뒤 장기간 방치돼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골프장의 경우 이미 산림의 개간이 완료돼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환경 파괴 이슈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또 “골프장은 주로 일사량이 좋은 곳에 조성되기 때문에 만족할만한 수준의 발전 효율도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8개 홀로 구성되는 골프장의 지형적 특성에 맞는 시공방법도 속속 제시되고 있다.
미쓰비시 그룹과 토호건설이 지난 4월 운전을 개시한 나가사키 타데와라 태양광 발전소는 골프장의 지형에 따라 태양광패널을 최적으로 배치하기 위해 3차원 설계기술을 활용했다. 레이저 스캐너로 토지의 형태를 측정, 태양광 패널에 그림자가 생기지 않도록 높이와 간격을 조정해 발전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복안이다.
태양광 인버터의 배치도 달라진다. 태양광 패널 설치장소가 18개 홀로 분산되기 때문이다. 일본 도치기현의 나스고원에 있는 골프장 부지에 건설 중인 태양광발전소는 750대에 이르는 소형 인버터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관계자는 “보통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에서는 1대의 출력이 500kW를 넘는 대형 인버터를 사용해 수천장의 태양광 패널로부터 전력을 모으지만, 패널의 설치장소가 분산되는 골프장 부지에서는 어렵다”며 “출력이 20kW인 소형 인버터를 사용해 1대당 160장 정도의 태양광 패널에서 발전한 전력을 집약한다”고 설명했다.
작성 : 2015년 09월 30일(수) 12:35
게시 : 2015년 10월 02일(금) 13:39

박경민 기자 pkm@elec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