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포럼)태양광에 의한 전력산업 변화와 에너지혁명

최근 에너지혁명이 화두다. 태양광과 풍력과 같은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의 등장으로 전력산업과 석유산업에 일대혁명을 초래한다는 내용이다. 미국에서 전문가들은 이 에너지혁명의 원년을 2015년으로 평가하고 있다. 2015년 7월에 미국 네바다와 텍사스 주에서 신재생 전력가격이 4센트(44원) 이하로 떨어지면서 시장의 전력가격보다 저렴해지는 그리드패러티(Grid Parity)를 넘어섰고, 도이치뱅크의 보고서는 2016년에는 미국의 36개 주가 그리드패러티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동안 태양광 패널의 모듈 단가는 누적 설치량이 2배 증가할 때마다 단가가 20%씩 하락하고 있으며 최근 미국 전력회사들은 순수한 경제성 때문에 신규건설 발전소의 40%를 태양광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한 주택의 태양광 설치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지티앰리서치는 올해 보고서에서 2015년과 2016년 2개년 동안에 이전까지 누적량의 7배나 증가하고 2016년은 2015년의 2.5배 증가를 전망한다.
이는 소비자들이 급격히 전력회사로부터 이탈하는 현상을 초래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에는 빅박스(Big Box)업체로 불리는 월마트 코스트코와 같은 대형 유통체인들이 매장지붕에 태양광을 설치하면서 최고의 우량고객들이 이탈하고 있고 심지어 매장의 5배 면적인 주차장에까지 설치하면서 오히려 전력회사의 경쟁사로 등장하고 있다. 또한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대기업들도 사용전력 100%를 청정에너지로 전환을 목표로 기가단위의 태양광 발전소를 추진하며 이 변화에 동참하고 있다.
이 같은 미국의 폭발적 태양광 보급에는 보조금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은 정부 보조금 30%, 가속상각 30%, 리베이트 5%를 합쳐 65%를 보조해 줘, 개인 부담은 35%정도이다. 또한 대형 태양광설치 업체들은 금융을 묶어 태양광 대여서비스를 제공하며 사실상 소비자는 비용을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에서는 정부보조금 40%에 지자체별로 10%규모의 추가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이마저도 연초에 예산부족으로 대부분 조기 마감되고 있어 미국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국내에서도 보조금 비중을 늘리고 예산 증액의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는 이유다.
미국 전력산업 변혁의 연쇄반응은 이러한 신재생에너지의 경제성과 에너지효율화 및 수요관리의 적용으로 전력회사의 수익이 감소하고, 전력회사는 해당 손해를 소비자에 전가하여 전력가격을 올리게 되고, 이는 더 많은 소비자가 신재생에너지로 이탈하는 현상을 초래하는 악순환 고리에 빠지면서 시작된다. 전력회사는 송배전망의 유지에 지속적인 비용이 투자되므로 고객 수가 줄어도 비용을 줄이는데 한계가 있어 이 악순환을 벋어나기가 힘들게 된다.
에너지혁명의 궁극적인 형태는 설치된 신재생에너지의 투자금을 모두 회수하는 10년 후부터이며,이 때는 햇빛의 원가가 들지 않아 생산원가가 0에 수렴하게 되고,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장소에 분산형으로 설치할 수 있으므로 송배전이 필요없는 자립형 마이크로그리드들이 마을단위, 대학단위, 회사단위로 보급되면서 수송원가도 0에 수렴하게 되어 에너지비용이 사실상 0이 되는 시점이다.
이에 따라 최근 미국 10개 주의 전력회사들은 사업모델 다변화를 위한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기존 전력판매 위주의 사업모델에서 더욱 진보된 전력시스템 통합과 전력 부가서비스 사업으로 주력사업모델을 전향하고 있으며 스스로 기가(GW)급 분산형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전력산업 변혁은 전력 판매사업의 개방에 기초하고 있다. 미국은 오래전에 전력시장을 개방하면서 마을단위, 구청단위의 전력회사가 가능하며 전국에 5000여개의 전력회사가 전기를 판매하고 있다.
일본도 내년 4월부터 10개 전력사가 독점하던 전력판매 시장을 완전 개방하면서 아무나 전력을 사고팔 수 있는 시장이 열린다. 국내에서도 최근 시범지역에서 소비자간 전력 판매나 구매를 허용하기 위한 개정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그동안 일부 구역 전기사업자와 한전에 주어진 판매시장이 사실상 개방되어, 민간기업과 개인도 독자적으로 서비스와 연계한 전력 판매를 할 수 있게 된다.
미국과 일본에 이어 한국에서도 제한적이지만 전력판매 시장이 개방되면 더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과 부가 서비스가 활성화 되고 한국도 세계적 시장의 추세에 동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신재생에너지에 의해 전력산업에서 화석에너지의 비중이 급감하고 수송분야에서는 전기차의 보급으로 석유소비가 급감하게 되면 인류는 비로소 석유시대에서 더 이상은 지구에 해를 끼치지 않는 신재생 시대로 접어들게 된다.
작성 : 2015년 11월 19일(목) 10:12
게시 : 2015년 11월 20일(금) 13:54

김구환 그리드위즈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