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정전, 비상전원용 ESS가 ‘딱’
비상발전기 단점 보완, 평상시엔 피크절감용으로 활용

지난 11일 서울 서남부 일대와 경기 일부 지역에 발생한 정전 사고의 여파로 비상전원용 에너지저장장치(ESS)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11일 약 30분간 진행된 정전 사태로 해당 지역에선 약 19만 가구가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정전으로 쇼핑몰의 운영이 일시 중단됐고 건물 곳곳 엘리베이터가 멈췄다는 신고가 잇따랐다. 특히 엘리베이터가 멈추면서 시민들의 불안은 더 커졌다. 경기도재난안전본부에 접수된 관련 신고 180여건 중 엘리베이터가 멈췄다는 등의 신고가 100여건 이상이었다.
하지만 비상전원이 있으면 전력공급이 끊겼을 때 피난용 엘리베이터는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정전 시 전력공급을 대체하는 비상발전기가 대표적이다. 비상전원으로 전국에 설치된 비상발전기 7만8476대의 용량은 약 2만5096MW 규모에 달한다. 하지만 2011년 9.15 정전사태 당시 비상발전기 중 60%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실효성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이 때문에 비상전원용 ESS의 역할이 대두되고 있다. ESS는 평소에 피크절감용으로 활용하다가 비상시에 전원을 공급할 수 있다. 이번 정전 사태가 발생했을 때에도 2시간 가량 소방설비, 엘리베이터 등을 가동할 수 있는 수준이다. 평상시 가동하지 않는 UPS나 비상발전기는 작동여부를 수시로 점검해야 하지만 ESS는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에 고장 염려도 덜 수 있다.
이 때문에 정부도 ESS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 1월 한국에너지공단은 계약전력 1000kW 이상인 공공기관 건축물을 대상으로 계약 전력의 5% 이상의 ESS를 설치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공공기관, 시·도 교육청, 지방공단, 국립대 병원, 국공립학교 등이 대표적이다. 계약전력용량이 1만kW를 초과하는 경우 당장 올해까지 ESS를 구축해야 한다.
민간 부문에서도 비상전원용 ESS 구축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LS산전은 지난해 9월 경기도 안양에 있는 지상 9층, 지하 3층 규모의 R&D캠퍼스에 1MWh급 비상전원용 ESS를 설치했다. 기존의 비상발전기를 가동하지 않고 ESS만으로 정전시 최대 2시간 20분 동안 전기를 공급할 수 있어 피난이나 소방활동을 지원할 수 있다.
포스코에너지는 ‘비상전원 기능을 갖는 수요관리용 전력저장시스템 개발 및 실증’ 과제의 일환으로 YPP 구로사옥과 홍익대 미술강의동 건물에 비상전원용 ESS를 구축했다. YPP 구로사옥에는 500kWh의 ESS를 구축해 20%를 비상전원용으로 활용하고, 교육시설인 홍익대에서는 500kWh ESS 중 60%를 비상전원용으로 분배했다.
상업용 건물뿐 아니라 아파트 단지에도 비상전원용 ESS가 설치되고 있다. LH는 지난해 9월과 11월 용인서천2단지에 450kW 규모의 ESS를 설치했다. 아파트 단지, 각 동마다 ESS를 구축할 경우 평소에는 수요관리용으로 활용하다가, 대규모 정전사태시 일정 시간 동안 전력공급이 가능하다.
작성 : 2017년 06월 13일(화) 11:17
게시 : 2017년 06월 14일(수) 10:46

위대용 기자 wee@elec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