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현물시장에서 태양광 공급인증서(REC) 가격이 18개월 만에 11만원을 돌파하는 등 통합시장 개설을 앞두고 점진적인 가격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1월 13일과 27일 두 차례에 걸쳐 열린 현물시장에서 태양광 REC 평균가격은 각각 10만4974원, 11만8119원을 기록하며 2014년 9월 이후 사상 최고치를 연달아 갈아치웠다.

올 초 REC 계약시장인 ‘판매사업자 선정시장’에서 태양광 REC 기준 가격이 7만원대로 주저앉자 노심초사하던 태양광 사업자들은, 현물시장에서의 가격 상승세에 쾌재를 부르고 있다.

태양광 REC는 태양광의 경제성을 보완하기위해 정부가 발급하는 인증서다. 12년 장기계약 시장인 ‘판매사업자 선정시장’을 통하거나, 전력거래소가 운영하는 현물시장에서 그때 그때 판매해 수익화할 수 있다.

2013년 평균 17만5503원에 거래되던 현물시장의 태양광 REC는 2014년 11만3558원, 2015년 9만1488원으로 가격이 꾸준히 하락했다. 2014년 9월 거래가격이 REC당 9만8275원으로 떨어진 이후에는 한 번도 10만원을 넘어서지 못했다. 계약시장에서는 아예 REC당 7만원대로 가격이 급락했다.

그러나 1월 1차 현물시장에서 태양광 REC는 10만4974원에 거래되며 17개월 만에 처음 10만원 선을 넘었다. 최고 가격은 REC당 12만원이었고 거래 물량도 8만6732REC로 전년 동기대비 7배 가까이 늘었다.

2차 시장에서는 거래 가격과 물량이 동반 상승했다.

27일 열린 2차 현물시장에서 태양광 REC 평균가격은 11만8119원으로, 2014년 7월(11만6366원) 이후 18개월 만에 11만원 선을 돌파한 것은 물론, 2014년 4월(12만9000원) 이후 가장 높은 평균가격을 기록했다. 최고가격은 16만5000원이나 됐고, 거래 물량도 13만2661REC에 달했다.

현물시장에서 태양광 REC의 가격 상승세는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졌다.

지난해 10월 1차 시장에서 9만99원이었던 태양광 REC가격은 이후 9만1792원(10월 2차), 9만3343원(11월 2차), 9만7459원(12월 2차)으로 꾸준히 올랐다. 거래물량도 10만REC를 넘나들었다.

이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자인 대형 발전사들이 REC 의무이행량을 채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REC 매입에 나선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발전사들은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에 의해 일정량의 REC를 확보해야하는데, 매해 의무량은 이듬해 2월까지 모두 채워야 한다. 이 때문에 연말과 연초에는 현물시장에서 REC 매입수요가 급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의 경우 3월부터 개설되는 태양광-비태양광 통합시장에 따른 기대심리도 동반 작용했다.

REC 시장이 통합되면 태양광과 비태양광 REC가 단일 시장에서 같은 조건으로 거래된다. 발전사들은 태양광, 비태양광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REC를 확보해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량을 채울 수 있다.

기존에는 태양광 REC 가격이 비태양광 REC보다 높아 비태양광 REC로 의무량을 최대한 메꾸는 것이 유리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부터는 가격차가 REC당 215원까지 좁혀들면서, 태양광 REC를 구매해 의무량을 채우더라도 비용 면에서 큰 차이가 없게 된 것.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력판매가격(SMP)과 REC의 동반하락으로 태양광 발전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는데, 현물시장에서 REC 가격이 회복세를 보여 업계로선 여간 다행스러운 게 아니다”라며 “통합시장 이후의 가격흐름은 두고 봐야겠지만, REC당 7만원까지 떨어졌던 지난해 초보단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