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너지공사 설립 행자부 협의 돌입

26일 시민 공청회 개최…향후 추진 일정 발표
초기 수익개선 중점, 중장기사업은 신재생에너지

서울시가 에너지공사 설립을 위한 시민공청회를 마무리하고 이달부터 행정자치부와 협의에 들어간다.
서울시는 2월 26일 서소문청사에서 서울에너지공사 설립을 위한 시민공청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향후 추진일정을 공개했다.
권민 서울시 녹색에너지과장은 “지방공기업평가원에서 수행한 서울에너지공사 설립 타당성 용역 결과 공공성은 물론, 재무성에서도 적정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3월부터 행정자치부 협의에 착수해 상반기 중으로 공사설립을 위한 임원 구성을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에너지공사 재무성 ‘합격점’
이날 발표된 공사 설립 타당성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서울에너지공사의 설립은 핵심지표인 공공성과 재무성에서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공사의 모태가 되는 서울시 집단에너지사업의 경우 필수적 에너지를 공급하는 공적 사업이기 때문에 민간에 위탁하거나 매각하는 방안보다 공사 형태가 적합하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관심을 모았던 재무성은 열병합발전소의 연료가격을 최대·중간·최저로 놓고 분석한 결과 3가지 시나리오에서 모두 수익성지수(BC)가 1.01~1.09로 나와 재무적 타당성 확보가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GS파워의 저가열원 확보로 불확실성이 현저히 감소한 것이 주요인이었다. 서울시 집단에너지설비는 지난해 GS파워에서 열원을 받기 시작해 자체열생산비중이 70%에서 20~30%로 급감했다. 다만 마곡 열병합발전소는 급전지시를 거의 받지 못해 이용률이 20% 미만으로 예상되는 만큼, 150MW 이하로 조정해 사업비를 절감해야한다는 단서가 붙었다.
한편 6개월 인건비와 경비로 예상되는 서울에너지공사의 운영자본금은 약 120억원이다. 사업자본금은 목동·노원의 토지와 열병합발전설비 등을 현물출자해 3388억원 가량이다.

▲시민 65% “공사설립 필요”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서울에너지공사 설립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응답자는 전체의 65%였다. 저렴한 집단에너지 공급지역 확대(37.8%),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에너지정책 추진(25.9%)을 위해서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특히 전체 응답자의 77.4%는 에너지공사가 지역경제 발전에, 62.2%는 주민복리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반면 공사 출범 후 지역난방 열요금 인상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입주자 대표는 “SH집단에너지사업단이 서울에너지공사가 되고 수익성을 따지다 보면 열요금 인상으로 주민 부담이 가중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공사의 열요금 산정 방침은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권민 녹색에너지과장은 “에너지공사가 되면 수익성이 중요해지긴 하나 열요금 정책은 기존에 서울시가 하고 있는 것처럼 한국지역난방공사와 같은 수준으로 계속 유지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저가열원을 개발하고 효율을 향상하면 지금보다 더 낮출 소지도 있다”고 밝혔다.

▲조직구성, ‘집단에너지’와 ‘신사업’
서울에너지공사는 사장 아래 기획경영본부, 집단에너지본부, 신사업본부가 있는 형태로 우선 출발한다. 집단에너지본부는 현재 SH집단에너지사업단에서 수행 중인 지역난방공급사업을 맡고, 신사업본부는 신재생에너지, 에너지효율향상, 환경사업 등을 추진한다. 인력은 현재 192명에서 10% 늘린 221명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설립 초기에는 수익개선에 중점을 둔 조직운영이 이뤄질 전망이다. 집단에너지, 태양광·연료전지사업, LED보급사업 등 수익사업이 우선 추진되며, 중장기적으로는 신재생에너지 등 에너지 정책사업 전반을 수행하는 조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에너지빈곤층 지원 등의 공익사업도 업무범위에 포함시켰다.
공사 설립 타당성 검토와 시민공청회까지 마친 서울시는 이제 행정자치부와 협의에 들어간다. 오는 4월까지 협의가 마무리되면 조례를 제정해 공사 설립의 법적근거를 마련하고, 상반기 중에는 임원 구성도 마칠 계획이다. 출범시기는 7월로 잡혀있다.
고재경 경기연구원 연구원은 “에너지정책이 중앙집중형, 공급 위주에서 분산형, 수요관리 위주로 변화면서 지역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며 “서울에너지공사가 설립되면 에너지 분권화와 분산형 에너지시스템 확산에 견인차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용신 환경정의포럼 운영위원장은 “서울에너지공사는 전력자립도 20% 달성이라는 서울시의 정책 목표에 따라 조직 규모나 사업범위가 정해져야하는데, 재무성만 강조하다간 서울시의 에너지정책을 종합적으로 실행하는 공사가 아니라 집단에너지사업단이 간판만 바꿔단 형태가 될 수도 있다”며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파트가 포함되고 소각장을 포함한 각종 환경기초시설, 연료전지 사업에 대해서도 좀 더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작성 : 2016년 02월 26일(금) 22:35
게시 : 2016년 02월 29일(월) 06:45

박은지 기자 pej@elec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