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토피아)신재생 대여사업 인기…태양광 다음은 연료전지

올해 태양광 사업물량 12.5MW 대부분 소진
정부, 가정용 연료전지도 대여사업 추진 검토

태양광 대여사업이 인기다. 3년 전 시범사업을 시작한 이래 해마다 신청자 수가 급증하면서 올해는 1만 가구 접수를 목전에 두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태양광 대여사업 신청이 시작된 지 한 달이 채 안 돼 대부분의 사업자가 접수를 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독주택은 물량이 거의 바닥났고, 공동주택만 여유분이 남은 상태다. 두 달 만에 사업물량의 80%를 소진했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태양광 대여사업의 인기가 계속되면서, 가정용 연료전지 등 여타 신재생에너지원에도 대여사업 모델을 이식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잘나가는 태양광 대여사업, 올해 1만 가구 설치

태양광 대여사업은 초기 투자비 없이 매달 일정량의 대여료만 내면 자신의 주택에 태양광을 설치할 수 있는 사업이다. 정수기 렌탈과 같은 방식이다.
기존에는 3kW의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는데 정부보조금 420만원을 받더라도 소비자가 500만원을 부담해야했지만, 설비를 대여하면 그럴 필요가 없다. 소비자는 매달 4만원~6만8000만원 사이의 대여료만 내면 빌려 쓴 태양광으로 일정 수준의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 목돈이 없이도 태양광을 설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013년 태양광 대여사업이 처음 등장했지만 그 해 신청자는 60가구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듬해에는 신청자가 2006가구로 수직 상승했고, 지난해는 8796가구가 태양광 설비를 대여해 자신의 집에 설치했다. 지난해까지 총 1만862가구가 태양광 설비를 대여했으며, 용량으로는 14.8MW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아파트에서도 태양광을 대여할 수 있게 되면서 안산 푸르지오3차, 서울 신대방동 현대아파트 등 6342가구에 태양광 설비가 설치됐다. 정부는 아파트에 설치된 태양광은 20kW 기준으로 월 13만원의 전기요금 절약 효과가 있다고 추산하고 있다.
올해 태양광 대여사업은 8개 사업자 모집에 15개 업체가 뛰어들었다. 이든스토리(해줌), 쏠라이앤에스, 한빛이디에스, 에스파워, 한화큐셀코리아, 해양도시가스 등 기존 업체 6곳과 에스피브이, 한라이앤씨 등 2개 업체가 신규 진입했다.
사업 목표는 단독주택 3000가구, 공동주택 7000가구로 총 1만 가구에 보급하는 것이다. 용량으로는 12.5MW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사업을 개시한 지 한 달이 지났는데 벌써 물량의 80% 정도는 접수가 끝났다”며 “단독주택은 물론이고 공동주택도 신청이 활발해 사업이 조기 마감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가정용 연료전지도 대여 모델 나올까?

태양광 대여사업의 인기가 달아오르면서 다른 신재생에너지원도 대여방식으로 보급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중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바로 가정용 연료전지다. 가정용 연료전지는 가스를 연료로 열과 전기를 동시에 얻는 신재생에너지 설비다. 국내에서는 두산퓨얼셀과 경동나비엔이 각각 600W, 750W급 가정용 연료전지를 판매 중이다. 에스퓨얼셀도 500W급 제품 출시를 위해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제품가격이 비싸 대여사업 적용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현재 1kW급 가정용 연료전지는 약 2800만원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돼 있다. 매달 대여료를 조금씩 낸다고 하더라도 한 달에 약 30만원의 대여료를 내야한다. 대여료도 비싸고, 매달 전기요금이 최소 30만원 이상 나오는 가구를 대상으로 해야 하니 사업 대상도 태양광보단 훨씬 적을 수밖에 없다.
정부가 대여 설비에 지급하는 신재생에너지 포인트(REP)도 문제다.
신재생에너지 대여사업은 대여사업자에게 REP(신재생에너지 포인트)를 지급해 부족한 경제성을 메우도록 하는 구조다. 일반적으로 설치한 태양광에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가 지급된다면 태양광 대여설비에서는 REP가 나오는 식이다.
REP가격은 매년 달라지는데 REC보단 높게 형성돼 있다. 올해 REP가격은 단독주택 19만2000원, 공동주택 25만2000원이다. REC는 현재 현물시장에서 10만원 내외로 거래되고 있다.
대여사업자들은 REP를 발전사업자에게 판매해 수익화한다. 발전사들은 이를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량을 다 채우지 못해 부과받은 과징금 경감수단으로 쓰거나, 다음 해로 이월한 의무량을 감경하는 수단으로 쓸 수 있다. 그러나 REC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보니 적극적으로 구매에 나서진 않는 상황이다.
그런데 가정용 연료전지로 대여사업을 추진하려면 REP가격이 지금보다 10배는 올라야 한다. 제품 가격 자체가 비싸다 보니 그 정도는 올려야 경제성이 나온다.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보급실 관계자는 “가정용 연료전지로 대여사업을 하려면 설비가격이 1000만원까지는 내려와야한다”며 “이 정도로 가격이 떨어지려면 연간 생산량이 1만대는 돼야하는데, 현재 국내 수요는 연간 200대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간 8만대 씩 가정용 연료전지를 보급하고 있는 일본과 달리 국내에서는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가격 하락속도가 더디다”며 “태양광 다음으로 대여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원이 가정용 연료전지인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까진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작성 : 2016년 04월 21일(목) 11:52
게시 : 2016년 04월 22일(금) 08:55

박은지 기자 pej@electimes.com